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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가을 깊은 그 남자의 집
  2019년 11월 18일(월) ~ 11월 22일(금) 




 꿈이 실현된 집



가을을 품은 월악산과 마주한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의 한 마을.
나지막한 언덕 위의 그림 같은 하얀 집엔 
이규승 (69), 김경예 (98) 母子가 살고 있다.



41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규승 씨는 
퇴임 후엔 답답한 도시를 떠나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여유로운 삶을 살길 꿈꿨었다.
4년 전, 드디어 충청북도 제천에 지은 자신만의 집.
웃음이 머무는 집이란 의미를 담은
 ‘유소헌’을 짓고 귀촌하며 오래된 그 꿈을 이뤘다.



일가친척도,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
생면부지였던 곳이지만
잠시 지나는 길에 본 
동네 모습에 반해 버렸다는 규승 씨.
사방에 막힘이 없는 나지막한 언덕 위,
큰 창 너머로 사계절의 변화가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지는 자신만의 집을 지었다.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규승 씨에겐 완벽한 공간.
언젠간 아름다운 동네 풍경을
 자신만의 화풍으로 화폭에 담아내겠단 꿈도 생겼다.



어머니와 나의 마지막 집


내년이면 일흔 살이 되는 규승 씨는
 젊은 시절부터 자유로운 삶을 꿈꿔왔다.
즐겨 읽던 서양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 마음먹은 후
평생 그 결심을 지켰다.
서른 초반의 젊은 나이에 홀로 된 후 
오직 두 아들만을 보고 살아오신 어머닌
아들의 그 마음을 존중하며, 
한 번도 결혼하라 재촉하셨던 적이 없으셨다.



도시에 살면서도 자투리땅만 생기면
 농사를 짓곤 했던 어머니에게도 귀촌은 선물이었다.
평생 고단하고 힘겹게 살아온 어머니가
마지막 삶만이라도 여유롭고 편안하게 
보내셨으면 하는 게 규승 씨의 마음.
집에서 가장 해가 잘 들고, 
전망이 좋은 곳에 어머니의 방을 마련했다.




집 주변 멀쩡한 땅에 먹거리가 아닌
 꽃밭을 가꾸는 아들을
어머니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시고,
일흔 앞둔 아들에게 아직도 잔소리와
 참견을 멈추지 않으시지만.
척박하고 거친 인생을 보내온 어머니의 삶이 
이제라도 꽃길이길 바라는 아들은
열심히 꽃씨를 심고, 가꾸며 꽃밭을 꾸민다.



함께이기에 즐거운 나의 집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마을에 자리 잡는다는 것이
규승 씨라고 불안하고 
걱정되지 않았던 건 아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동네 어른들에게
꽃이나 가꾸며 사는 한량으로 보일까봐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그럴수록 규승 씨는 먼저 마음을 열고, 
반죽 좋게 다가가며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얼굴도장을 찍었고.
불과 귀촌 4년 만에 토박이들에게조차
 ‘우리 동네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규승 씨의 귀촌 생활은 친척들은 물론이고
 지인들에게도 부러움의 대상.
1년 전엔 조카가 규승 씨 집 바로 옆에
 집을 짓고 귀촌한데 이어
사촌 부부와 화가 동료도
 곧 이 동네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림을 그리고, 꽃을 심고, 텃밭을 가꾸며
 인생의 행복한 가을날을 만끽하고 있는 규승 씨.
요즘 부쩍 웃음이 많아지신 어머니를 보며 
덩달아 행복해진다는데.
깊어가는 가을, 
꿈꾸던 예쁜 집에서 네 번째 가을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와 아들의 따뜻한 일상을 함께 해 보자.


출처  KBS1-TV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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